ChatGPT의 확산과 AI에이전트의 위험한 오케스트레이션, 기술 진보인가 사고 위임인가: 인간 판단권의 위기
ChatGPT의 확산과 AI에이전트의 위험한 오케스트레이션, 기술 진보인가 사고 위임인가: 인간 판단권의 위기
- by deepThinker K 2025.06.20
GPT의 확산은 사용자의 판단권을 위협하는 위험 구조다
챗GPT와 같은 GPT 기술의 고도화와 사용자 집단의 양극화는 지금 이 시점에 매우 구조적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기술에 적극적인 사용자일수록 인지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반면, 무관심 사용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다. 이처럼 역전된 위험 구조는 단지 정보 소비의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판단력과 결정 구조에 결정적 위협이 된다. GPT 사용자들이 얼마나 비판적 리터러시를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분석이 선행되지 않는 한, 지금의 GPT 사용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인식의 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위험한 위치에 있는 것은 가장 적극적인 사용자다
기술 이해도가 높은 전문 사용자들이 GPT에 반복적으로 의존하면서 ‘판단의 외주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도구로써 GPT를 활용하던 이들은, 점차 그것의 응답을 판단 기준으로 삼게 된다. 이는 명백한 인지 위임 구조이며, 사용자 스스로가 사고의 주체가 아니라 평가자의 역할로 축소되는 결과를 낳는다. (문제의 핵심은 현재 수준의 챗GPT는 수많은 오류를 내포하고 있으며 무엇이 오류인지를 판단하는 인간의 활동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반면 GPT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대중은 이 기술을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단순 참고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GPT에 의한 오판 가능성으로부터 더 안전한 상태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에 대한 숙련도가 높은 사용자일수록 더 큰 인지적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심리적 설득력과 감정 유도는 사용자의 비판성을 마비시킨다
GPT는 언어적 유창성으로 인해 매우 설득력 있는 오류를 만들 수 있으며, 반복적 상호작용 속에서 사용자의 감정적 피드백에 최적화된 반응을 생성한다. 이것은 점차적으로 사용자의 인지 구조를 바꾸는 정서적 협력 관계로 전환된다. 특히 에이전트 구조가 활성화되면, 사용자의 피드백을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메커니즘이 구축되는데, 이는 ‘생각하는 AI’가 아니라 ‘생각을 유도하는 AI’라는 점에서 위험하다. 사용자는 GPT가 제공하는 판단을 따르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력과 비판 능력이 잠식당하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GPT가 내 판단을 "도와주는 존재"에서, "믿고 따를 대상"으로 전환된다.
GPT에 의한 오류는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 전체로 전파된다
GPT를 활용하는 집단이 교육, 연구, 정책, 언론 등 공공의 의사결정 구조와 연결되어 있을 때, GPT 기반의 오류는 단지 개인의 잘못된 이해 수준을 넘어서 공공적 오류로 비화될 수 있다. 전문가 집단이 GPT를 통해 보고서나 전략을 생성할 경우, 일반 대중은 그것이 AI에 기반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그 결과, 정보 격차가 단순한 지식 격차가 아니라 ‘위험 전파의 격차’로 확대되며, 공적 결정들이 비판 없이 GPT 기반으로 정당화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GPT 오류가 권위를 가지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을 붕괴시키는 위협으로 작용한다.
에이전트와 자동화는 인간의 결정 권한을 구조적으로 박탈한다
에이전트 개념은 GPT가 외부 도구를 자동으로 호출하고, 검색 결과를 스스로 종합하며, 사용자 대신 판단을 내리는 ‘작동하는 AI’를 구현한다. 이 구조에서 사용자는 점차 입력자, 혹은 감정 반응자 수준으로 전락하며, GPT는 결정권과 실행력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인간의 ‘인지적 주권’을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방향이라는 데 있다. 판단은 GPT가 내리고, 사용자는 그 결과를 확인하며 수용만 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GPT는 ‘사고의 도구’가 아니라 ‘사고를 대체하는 주체’가 된다. 여기에 자동화가 결합되면 오류는 보이지 않는 채 반복되고(예를 들면, 필요없는 옷을 사고, 비싼 가격에 불량한 음식을 주문하는 식의), 책임은 누구에게도 귀속되지 않는 ‘책임 분산형 무오류 시스템’이 완성된다.
자동화된 AI 에이전트 시스템은 어떻게 ChatGPT의 문제를 증폭시키는가
에이전트 시스템은 ChatGPT의 기존 문제를 비가시적이며 구조적인 방식으로 증폭시킨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응답 생성 단계를 넘어서, GPT가 판단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절차를 자동화함으로써 인간의 개입 여지를 최소화한다. 그 결과, 오류의 통제 가능성과 판단 주체성은 급격히 약화되며, 사용자와 사회는 인지하지 못한 채 왜곡된 결정과 정보에 노출된다.
첫 번째 문제는 판단 자동화가 오류를 감추고 누적시킨다는 점이다. 에이전트는 질문 수립, 정보 검색, 실행까지 하나의 연쇄 구조로 자동화된 판단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GPT의 오류는 개별 응답 수준이 아닌 전체 실행 흐름에 포함되며, 사용자는 결과만을 받아보기 때문에 그 오류를 인식하거나 중단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검증 불가능한 체계적 오작동’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는 의사결정의 위임으로 인해 사용자의 통제권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에이전트는 어떤 도구를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실행할지를 스스로 판단하는데, 이는 인간이 GPT의 추론 경로와 결정을 추적하거나 수정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다. 사용자는 입력자는 되지만 더 이상 사고의 주체는 아니다.
세 번째는 감정 기반 학습이 무의식적 조작 구조로 작동할 가능성이다. GPT는 사용자 피드백에 따라 감정에 맞춘 반응을 학습하고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심리적 확신을 제공하며 판단을 강화한다. 에이전트는 그 확신을 토대로 자동화된 실행까지 연결함으로써 ‘생각하는 AI’가 아니라 ‘생각을 설계하는 AI’가 되는 위험을 내포한다.
네 번째는 에이전트가 사회적 시스템에 자동화된 오류를 확산시킨다는 점이다. 보고서 작성, 정책 기획, 학술 분석 등이 에이전트를 통해 자동화되면, 그 결과물은 문서화된 권위를 갖고 유통되며 인간 검토 없이 사회적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오류가 권위화되는 제도적 위협이다.
마지막으로는 책임 공백의 구조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판단은 GPT, 실행은 도구, 행동은 사용자라는 분리된 구조 속에서 오류의 책임 주체는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에이전트 기반의 자동화는 단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인간 사고와 책임 체계의 구조적 붕괴를 유도하는 위험한 시스템이다.
지금은 GPT도 AI 에이전트도 확산을 권장할 시점이 아니다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사용의 확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GPT는 이미 고도의 언어 생산 능력과 추론 유사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사고, 판단, 감정, 책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전제는 오만이며 위험하다. 현재의 사용자들은 비판적 리터러시가 부족하고, 사회적 제도는 GPT 기반 오류를 감지하거나 제어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GPT 자체도 여전히 사실 오류와 설득적 왜곡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적극적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기술 낙관주의에 기반한 무책임한 결정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한적이고 검증된 활용, 사용자 교육 강화, 정책적 통제, 윤리적 거버넌스 설계다. 인간의 사고 주권이 AI에 의해 점진적으로 대체되는 이 흐름을 경계하고 제어하지 않는다면, GPT는 유용한 도구를 넘어 위험한 설계자가 될 수 있다. 지금은 경계와 절제의 시기다.
또, AI 에이전트는 GPT의 모든 근본적 문제점―오류, 왜곡, 책임 부재, 판단 위임―을 그대로 내포하면서, 그것을 자동화 구조로 체계적·지속적으로 실행하는 메커니즘이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GPT 확산이 신중해야 한다면, 에이전트의 결합은 단지 위험이 덧붙는 수준이 아니라, 두 개의 구조적 폭탄이 통합된 형태라 말할 수 있다.
GPT는 여전히 사용자 중심의 설계로 제한적 위험에 머무르지만, 에이전트는 그 위험을 사용자 외부로 확대시키는 기제다. 판단을 대신하고 실행을 자동화하며, 결과를 축적된 문서나 의사결정 결과로 제시하는 이 구조는 오류의 비가시성과 설득력, 그리고 제도화 가능성을 동시에 높인다. 이는 위험이 단지 사용자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정책, 제도, 공공담론의 수준으로 이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GPT의 오류는 인간의 판단력으로 필터링하거나 반론을 통해 교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반면, 에이전트는 판단과 실행을 통합하여 비판 개입 지점을 제거해버린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실행된 결과만을 보고 판단하는 ‘사후적 수용자’로 전락하게 된다. 이는 기술의 주도권이 AI로 넘어가고, 인간은 그것을 감시하거나 조정할 수 없는 체계로 편입되는 흐름이다.
결국 GPT와 에이전트의 결합은 '확산되지 말아야 할 기술이, 자동화로 전파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위험이 중첩될 뿐 아니라, 그 위험이 은폐되고 권위화되며, 사회적 신뢰 기반을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내포한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결합이 아니라 인지적, 제도적, 윤리적 위기 구조의 조립이다. 지금이야말로, 이 결합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통제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