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전용준]
진단 2016 대한민국 빅데이터 : 실패의 이유들
대한민국은 가장 혁신적인 국가라는 평가가 뉴스에 나온다. 자체적으로 국내에서의 평가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기에 해외의 평가가 보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왜 대한민국에서 빅데이터는 수년이 지나도 성공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알파고 그리고 구글, 빅데이터 세상이라더니 갑자기 완전히 인공지능 세상으로 돌변해 버렸다. 네이버 검색에 대한 통계 그림은 이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난 수년간 지겹도록 떠들던 <빅데이터>라는 이야기를 단번에 무찌를 정도로 솟아오른 단어.... 바로 인공지능이다. 구글의 마케팅 능력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런 나라는 대한민국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딥러닝도 인공지능도 머신러닝도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정도의 급격한 난리를 겪는 곳은 대한민국 뿐이라는 것이다.
자료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2016.05.06
구글을 살펴보면 다소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가 본의 아니게 일반 대중의 상태를 반영한다고 본다면 구글은 전문적인 관련자들의 검색을 반영한다는 얼마간의 차이가 있다.
물론 알파고의 영향은 구글을 통해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러나 구글에서의 그 정도는 네이버에서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월등히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얼마간의 지식을 가진 대한민국 사람들은 알파고를 그리 충격적으로 느낄 이유가 없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까? 어쩌면 그런 해석이 적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료출처: 구글트렌드 2016.05.06
{녹색:: 인공지능, 검정색:: 빅데이터, 파란색:: 머신러닝. 핑크색:: 딥러닝, 회색:: 데이터 마이닝}
지역범위 -- 전세계, 단위: 월집계, 검색키워드언어 :: 한글
여하간 관심은 갑자기 인공지능으로 바뀌었다.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빅데이터라는 이제는 상당히 보편화된 단어와 경쟁이 될 정도가 되어 버렸다. 역시 구글의 마케팅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왜 빅데이터 진단에서 갑자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검토하고 있을까?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러한 졸속의 관심변화가 우리가 빅데이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1]
빅데이터 2016 - 성공사례가 존재하는가?
한두해라면 성공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이 다소 조급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삼사년을 허비했다. 관심들도 많았고 얼마간의 투자도 있었다. 관련된 프로젝트도 수백건은 진행되었을 것이다. 민간과 공공 양쪽에서 모두 얼마간은 움직여 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성공이라는 단어를 자신있게 내 놓는 이가 없고 반대 측면에서는 남들이 포장이라도 하는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는 상황이다.
사례를 내놓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성공이라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이야기다.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아무도 내놓지 못하는 사례를 만들기 위해 모험할 다음 주자가 있겠는가? 수많은 신문기사들이 성공사례라고 이야기한 국내의 사례들을 거의 대부분의 다른 조직의 실무 담당자들이 성공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은 결국 도박을 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
[2]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졌는가?
빅데이터는 빅머니가 들어가야 성립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공식을 애써 무시하려했다. 혜택을 봐야하는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들 중 초대규모로 빅데이터에 투자해봤다는 이야기를 하는 곳이 없다. 총액으로는 상당한 금액을 투입했을지 모르지만 단위 프로젝트에 대해 수십억을 투입했다는 이야기를 자랑하는 공공 빅데이터 프로젝트는 없다고 해도 거짓이 아닐 것이다.
무리한 투자를 요구할 이유는 없다. 다만 빅데이터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와 인력에 결코 적지않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과했다. 결과는 빅데이터라는 이름의 스몰프로젝트, 그리고 제로성과로 연결될 수 밖에 없었다.
이대목에서 <사피엔스>라는 서점가의 베스트 상품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의 비교적 현실적인 지적을 되내이게 된다. 기술이 핵심인 사회로 접어들었으나 기술은 규모를 바탕으로한 자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성과로 연결될 수 없는 구조라는 부분 말이다.
정리해보면 투자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니 성과가 나올 수도 없고 그 과정에서 경험조차 쓸모있는 밑거름이 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지난 몇년을 소진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 본다면 수년간 빅데이터를 화두로 내세우던 대표적인 지자체들이 전체 예산의 단 0.1%도 투입한 적이 없다는 사실. 그저 전시용이었고 마케팅을 위한 화두였을 뿐이라 해석하는 것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빅데이터가 판세를 바꿀 수 있는 드라이버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3]
수요자가 있었는가?
아무도 빅데이터를 많은 돈을 내고 사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의 결여와 동전의 앞뒷면의 이야기다. 그러나 순서의 문제가 있다. 공급이 시장을 창출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이 대목에서는 공급 보다는 어리석은 대규모의 투자 즉 실수가 시장을 창출하는 구조로 보인다. 데이터 수집과 가공 그리고 그 것을 수행할 인력을 준비하는데는 수년이 걸린다. 수년이 걸려 댐을 만들고 나서야 댐의 저수로 부터 수도물 공급이 가능한 것과 이치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댐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수도물을 마셔야하는 명확하고 의지있는 수요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대한민국에는, 수요자가 그다지 많지 않아보인다. 전세계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이 명확하다 해도 대한민국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경영진이 공공기관장이 대부분으로 보인다. 그들이 가끔씩 빅데이터라는 단어를 언급하거 약간의 작은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그저 우리도 낙후된 것은 아니라는 대외적 생색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성공이라 힘주어 말할 자신있는 사례도 없다. 준비를 위해 길게 보고 이루어지는 적절한 규모의 투자도 없다. 물론 그 결과로 나올 무언가를 사고자 하는 생각을 가진 주머니도 없다. 안타깝지만 이 것이 2016년 봄 대한민국의 빅데이터의 현실임을 부정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 * TT :: 전용준_리비젼컨설팅 대표 xyxonxyxo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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