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기술과 응용의 현재와 미래 - Fact(?)와 논란 :: ]
2016. 8. ~
전용준. 리비젼컨설팅. xyxonxyxon@empas.com
AI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이 쏟아져 나온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과장도 부풀림도 오해도 많아 보인다. 상식선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주장도 많고, 논리가 지나쳐 보이는 이야기들도 있다. 그런 수많은 글들이 이야기하는 내용들에서 명백해 보이는 사실 Fact들과 판단을 유보해야할 부분, 논란의 Focus 같은 것들을 추려서 2016년 여름 현재와 이 시점 수준에서의 전망을 가볍게, 아주 가볍게(?) 정리해 본다.
물론 Fact라고는 해봐야 후보들 정도일 뿐일 수 있고, 그에 대한 판단도 주관적인 것이며, 스스로도 확신을 100%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리스트업을 해두면 생각을 정리해가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보는 중이다.
Fact?: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수년째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관련 연구도 컬럼이나 뉴스 기사도 모두 증가하고 있다. 2014년을 기점으로 반등을 하고 있음을 자료들이 말해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일반인들까지 모두가 인공지능만 이야기하는 정도의 대폭발은 아니다.
Fact: 대한민국의 갑작스런 인공지능 관심 폭발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세계와 비교하면 정상이라고 볼 수 없는 지극히 일시적 폭발이다. 구글과 알파고로 지나치게 강한 자극을 받은 덕택이다. 물론 2016년 3월의 알파고 신드롬도 몇달 지나면서 제자리를 향해 되돌아갈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Fact: 대한민국에서의 인공지능 관심은 알파고 이벤트 이전인 2014년 부터 이미 늘어나고 있었다.
구글은 알파고 이벤트 이전에도 언론플레이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대한민국 내에서의 관심을 증폭시키는데 강력한 촉매 역할을 해왔다.
[그림]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열풍과 전세계의 AI 관심도 비교 - 구글트렌즈(2016.08.10)
* 전세계의 추세와 한국의 추세를 비교하기 위해 Scale을 각각의 최대값을 100으로 조절한 것
Fact: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발전했고 발전해가고 있다. 전 보다는 발전 속도가 빨라졌다.
딥러닝의 대두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데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딥러닝이 인공지능 전체를 커버하는 것도 아니고 딥러닝 조차 여전히 초기 수준으로 보이지만 딥러닝이 이미지 분류와 같은 일부 영역에서 기술적인 도약을 일으킨 것은 분명하다.
딥러닝 이외의 방식들에서도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 자연어 처리와 이해 영역에서도 수준이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 완성도로 본다면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멀었다는 의견들이 많다.
Fact: 알고리즘만으로는 인공지능이 완성될 수 없다
인공지능이라는 것 역시 결국은 '프로그램'이기에 데이터가 없이 작동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미국 언어를 학습한 프로그램이 중국어를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고, 2014년 데이터만 학습한 프로그램이 2015년 데이터를 설명하는 것이 잘못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이라는 프로그램의 학습에는 데이터가 필수이다.
Fact: 빅데이터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데이터는 크게 부족하다
학습을 위해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시대가 이미 빅데이터 시대이니 데이터는 충분히 있는 것 아닌가하고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데이터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가장 많은 데이터를 생산해내고 있는 장치인 스마트폰 조차 하루중 작동되는 시간이 한두시간에 그친다. 결국 한 사람의 하루 중 극히 일부에 대해 제한된 항목의 데이터 정도만 생산되고 있다. 또 생산되고 있는 데이터도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많은 부분에 대한 디지털 기록이 남지도 않고 있으며 또 기록이 존재한다고 해도 누구나 모아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다.
Fact: 현재 나와있는 것들은 모두 매우 약한(weak) 인공지능이다
약한 인공지능은 특정 분야에 한정된 것이다. 일반적인,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상의 지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에 대한 개념적인 구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한국은 더한 것 같다. 심지어는 두 개 용어를 적극적으로 언급하면서도 둘의 의미를 반대로 사용하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다.
논란: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 의사등은 윤리적 문제로 인해 본격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고 빠르게 진척되지도 않을 것이다.
자율주행차나 인공지능 의사에 대한 논란은 윤리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막연한 거부감에 가까워 보인다.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 문제삼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논리는 이러한 거부감을 약화시킬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생산성과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자동차 운전이나 의료서비스는 거부감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화를 막아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닌듯 싶다.
의료비는 지속적으로 치솟고 있으며 (예로 대한민국의 의료비는 GDP의 1/4 수준이며 앞으로는 더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와 경제인구의 감소로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인구의 비율이 계속 더 증가해 갈 것이다. 의료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간 의료인력의 노동 인건비를 줄일 방안의 마련은 피해갈 수 없는 숙제이다), 인간 의료인력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또 인간 의료인력의 실수로 인한 의료사고도 다수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용적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 의료인력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명분'에서 출발하여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에도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을 뿐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테스트 결과가 축적된다면 인간에 비해 사고가 더 적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며 결국 효율성과 비용 측면의 이점을 인정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느리게 진전되겠지만 일순간에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인공지능과 관련된 뉴스 키워드와 연관도 (카인즈빅데이터시스템 2016.08.10)
논란: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최소 수년이상 미국 등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현실적으로 차이는 있어 보이지만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서는 정리된 의견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인공지능 분야의 인간 전문인력의 기술력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겠으나 데이터와 하드웨어 등 기반환경에서의 격차가 더 크게 기술격차를 유발한다. 자본이 보강된다면 격차가 지속되거나 확대되는 것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에 대한 대우가 미국 등에 비해 나쁘다면 인력이 있어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투자와 수익의 시장논리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다.
논란: 대한민국에 갑자기 사방에서 인공지능 전문가로 둔갑한 사람들이 튀어나오고 있으나 그들은 정작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에는 진짜 인공지능 전문가는 열명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이전에 인공지능 분야를 직접 연구하거나 실무적으로 수행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인공지능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열명의 전문가도 없다는 주장은 상식적이지 않아 보인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라면 관련된 논의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전문가(Expert?)라는 표현은 스스로도 사용하기도 하지만 편의상 남들이 부르는 명칭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이 기술이라는 측면 이외에 적용이라는 측면에서 일반적이 사회현상의 측면을 가지고 있기에 반드시 컴퓨터 사이언스에서 인공지능 영역을 전공한 학자들만 전문가로 분류하기도 애매한 사안이다. 그저 관심이 많아졌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현실적일 것이다.
다만, 낮은 이해도와 전문성으로 스스로도 확신 없는 부분에 까지 과대한 주장을 (영리적 목적으로) 펼치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면 사회적 혼란과 비용발생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지적들은 일리가 있다.
Fact: 한국에서의 인공지능 연구는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소위 인공지능의 암흑기라고 하던 시기 그리고 그 이전에도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학계에 다수 존재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지금까지도 그 분야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 물론 암흑기라는 표현대로 숫자가 늘어나지는 않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Fact: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완전히 사라지는 유형의 일자리도 일부는 존재할 것이다. 약한 인공지능이 실제 인공지능의 현실적인 모습이라고 본다면 어쩌면 일부는 이미 인공지능에 의해 사라진 경우도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일정기간 동안은 부분적인 인공지능 도입으로 사람과 인공지능의 협업이 기본구도가 될 것이다. 모든 분야가 아닌 서로다른 분야에서 서로 다른 수준으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질 것이다.
Fact: 적어도 당장은 강한 인공지능이 아니라 약한 인공지능이 일으키는 변화에 주목해야한다
강한 인공지능이 당장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들 중 상당수는 기술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한적 수준의 매우 좁은 특정 분야에 한정된 지능형 프로그램(=약한 인공지능)이 꾸준히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인간이 일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바꿔가면서 확산되어갈 것이다.
논란: 일자리의 대체가 아니라 일의 성격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그림] 인공지능의 도입과 인간의 일자리 대체 - 단계적 변화에 대한 이미지 예시
* 출처: 전용준, 인공지능과 보건의료 인력의 미래. 병원경영 정책연구 2016.7
Fact: 인공지능 기술은 자본력을 가진 기업에게 유리하다
데이터도 알고리즘도 사람 인력수도 자본이 너무 없으면 기술과 응용으로 연결시키는데 지장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은 상당부분 자본집약적 특성을 가진 산업분야로 보이다. 그러나 자본의 규모와 가능한 기술 수준, 사업적 성과가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본력이 큰 기업이라고 모든 분야의 모든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지는 않고 있기에 분명 의외의 빈틈 Niche는 존재한다. 최소수준 이상의 자본과 시장성 있는 Niche 영역의 선정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시장에서 낼 수 있을 것이다. 동일한 아이템과 동일한 기술에 대한 경쟁으로는 자본에게 이기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Fact: 충분히 지능적이 되려면 아직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얼마나 지능적이냐는 측면에서는 현재의 기술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번역의 경우만 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어순이나 문법 자체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는 번역이 대다수이다. 동음이의어를 구별하는 것에 애를 먹고 있다. 문장단위의 세부적인 문맥 파악은 아직 멀어 보인다. 데이터가 부족할 뿐 아니라 의미 파악을 위한 기술도 특별한 기술적 도약이 좀 더 있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능적이라는 것이 개념적인 이야기이다 보니 수많은 분야 중 일부는 그리 복잡한 로직을 가진 것이 아님에도 단순 반복계산을 대량으로 수행하는 것 만으로도 인간 보다 좋은 결과를 보여 사람이 보기에는 지능적으로 보일 여지는 충분하다. 충분히 지능적이다라고 표현한다고 해서 강한 인공지능, 일반 지능, 초지능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논란: 상당한 시간이라는 것이 대체 얼마인가? 오년, 십년, 오십년, 백년?
이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고 누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많은 나름대로의 전문적 식견으로 하는 전망들 조차 신빙성이 높다고 하기 어렵다. 단순히 전망들을 평균내어 본 결과 몇십년 정도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조금씩이라도 발전해갈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십년후라면 지금 보다는 월등히 지능적인 프로그램들이 월등히 다양하게 많이 나올 것이라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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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Fact가 Fact인지도 더 들여다 봐야할 부분이 많아 보이고, 더 많은 Fact와 더 많은 논란들도 리스트업 되어야할 것으로 보이지만 ... 정리를 더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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