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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빅데이터] 불균형적 데이터 맹신에 대한 우려 : 빅데이터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추세일 뿐

YONG_X 2016. 10. 2. 09:37

불균형적 데이터 맹신이라는 Pitfall에 대한 우려 : 

 빅데이터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추세일 뿐 |



 :: 전용준 :: 리비젼컨설팅 



스페인 패션업체 자라ZARA의 성공 사례로부터 '빅데이터가 촉발하는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논리에 대한 검토


관련 기사: http://m.media.daum.net/m/media/newsview/20161001030502386


기사의 주장 골자:


- 세계 최대의 의류 회사는 스페인의 자라(Zara)다.

- 패션산업은 엘리트 디자이너의 통찰과 영감으로 주도됐다.

- 자라의 회장 오르테가는 이걸 뒤집어엎었다. 보통 사람들의 기호와 바람을 파악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준다는 시각으로 바꿨다. 전지전능한 지도자의 방향 제시 대신 소비자들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니, 패션 민주주의쯤 된다.

-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로 사회 구성원들의 다수 견해가 변화를 이끌면서, 대중은 계도의 대상이 아니라 시대를 이끄는 주체가 되었다. 계몽주의의 그림자가 드디어 걷히는 중이다.




불균형적 데이터 맹신에 대한 우려 : 빅데이터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추세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빅데이터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추세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빅데이터가 가치가 있다는 것이 빅데이터만으로 세상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심지어 알고리즘을 적용한 예측 조차 과거를 기반으로 한 추론

미래에 발생가능한 모든 상황과 경우가 빅데이터의 일부로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음

기사에서 예로 들었던 패션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전통적으로 패션 분야는 사업과 예술의 합집합으로 여겨져왔고

패션에 종사하는 이들은 패션이란 유행을 따라가는 사업이 아니라 유행을 창조하는 것을 본업으로하는 사업이라고 여겨왔고

데이터를 통해 패션 사업의 방향을 찾는 것은 오히려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해왔음


스페인 패션업체 자라 ZARA 의 사업적인 성공은 이러한 전통적인 믿음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음

유행을 창조하는데 뛰어난 기업들은 사업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반면 유행을 시차를 두고 뒤따르는데 숙련된 자라는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


그렇다면 과연 전통적인 믿음은 잘못된 것이었을까? 오랜동안 그 믿음이 이어져왔다는 것은 과거에는 그 믿음이 유효했으나 최근에 급격한 사회적 문화적인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세상으로 갑자기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할까?


한편 마케팅 분야의 학계에서는 오랜동안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구별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가르쳐왔음

니즈는 소비자가 스스로 표현하거나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본인이 필요한 것을 의미함

원츠는 소비자가 스스로 인지하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요구를 의미

마케터는 둘 중에서 원츠가 아니라 니즈에 집중해야한다고 주장했고 

소비자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들은 이미 시장에서 가시적으로 제시된 공급물들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원츠를 충족시키는 활동에 기업이 집중한다면 이미 알려진 사업기회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논리에 기반했던 것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면 소비자가  좋아할 수 있는 잠재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창조해낼 수 있다는 발상

마케팅 이론대로라면 ZARA의 성공은 설명하기 어려움

ZARA 보다 더 성공한 창조적 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그렇다면 .... 만일 자라의 오르테가는 존재하고 반대측면에서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  https://en.wikipedia.org/wiki/Yohji_Yamamoto)와 같은 창조적인 장인 디자이너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Yohji Yamamoto ( https://twitter.com/yohjiyamamoto?lang=ca 



아무도 소비자가 드러내는 원츠를 가시화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오르테가가 원재료로 활용하고자 하는 그 데이터라는 것이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논리적으로 니즈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만 원츠는 가시적인 해결대안이 존재할 경우에 명확하게 표출될 수 있는 것

사업적인 성공은 원츠에 촛점을 맞추는 자라와 오르테가가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토대를 제공하는 것은 원츠에 대한 옵션을 창조해내는 요지 야마모토라는 디자이너가 아닐까? 


(물론 ZARA 조차 스스로 창조적인 대안들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전무하다면 지금의 성공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 부분은 데이터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



자동화와 빅데이터 그리고 알고리즘에 홀린 이들은 이 '균형'이라는 것(다른 표현으로는 '공생관계' 라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라는 점을 흔히 간과함


인터넷 포털의 예를 생각해보면, 실시간 검색어 순위라는 장치가 가지는 문제점을 통해 이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

실시간 검색어는 표출된 대중의 관심을 매우 효율적으로 대변하며 그를 통해 또 다른 대중들이 편리함을 느낄 수 있음

그러나 더 중요하고, 더 가치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아직 인지하지 못한 컨텐츠에 대해 관심이 주어질 기회를 극단적으로 축소시키는 부정적인 기능도 동시에 수행

쏠림과 평준화라는 부작용을 양산하고 더 나은 대안이 시험될 확률이 줄어들게됨


알고리즘 분야에서 조차 근래에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 주목받는 이유는 탐험(exploration)과  활용(exploitation)의 균형 개념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

오랜 역사를 가진 기존의 감독학습이 활용에만 치우쳤다는 점이나 비감독학습 조차도 탐험을 시도하지 않는 맹점이 결과적으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내는데 한계를 보였기 때문


본래 숫자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통계는 이미 드러나있는 현상들을 측정하고 종합해 일반적인 패턴을 찾아내는 역할을 담당 

하지만 통계와 같은 계량적인 활동 이외의,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수행하는) 활동들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 통계라는 것 역시도 성립될 수 없는 것


결국 자라의 상업적 측면의 성공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해서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오해하는 것은 위험해 보임

모두가 자라가 된다면 그 많은 자라중 어느 자라도 시장을 확장시키지도 못할 뿐더러 소비자의 잠재적인 효용 증가를 이루는 것도 불가능할 것 

자라가 활용할 유행에 대한 데이터라는 것도 fast follower로서의 ZARA가 follow할 대상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비록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작은 시차라하더라도 논리적으로는 먼저 창의적인 대안이 발생되고 그 대안에 대한 사람의 경험과 평가가 이루어질 때 비로서 유행이라는 것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고 데이터로 드러날 수 있을 것



자라 ZARA 와 오르테가 회장 (newstoday.co.kr)


같은 원리는 사회에도 적용될 것임. 민주주의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과 판단을 존중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쉽게 중우정치로 빠질 수 있음도 같은 맥락


지금껏 가능하지도 않았고 상상하지도 못했고 시도를 위한 노력도 없었던 '데이터의 활용'이라는 점이 강조되는 것 자체는 잘못된 것은 아닐 것

탐험과 활용간의 균형은 논리적으로 필수불가결하다는 상식적인 원리를 무시하고 '데이터의 활용'만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과도하게 상식에 반하는 논리를, 무리해서까지, 역설하려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방향이라 할 수 없을 것



- 201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