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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AI] 인공지능에 대한 논란과 실체, 현실적 선택

YONG_X 2017. 11. 2. 17:39

인공지능에 대한 논란과 실체, 그리고 현실적 선택



(working) 


2017.11.02+  전용준. 리비젼컨설팅 대표



공지능(AI)이 붐이다. 한편으로는 의외라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관전의 즐거움도 있다. 왜 느닷없이 인공지능을 들먹이고 있는지 왜 아무 거리낌 없이 아무데나 인공지능이란 형용사를 붙여대는지 말이다. 많이 사람들이 특히 한국에서 저마다의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분위기이다. 그 자체야 문제는 아니다.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들먹이는 것을 말릴 생각도 없다. 

사반세기전, 안타깝게도 너무나 오래전에 학교에서 공부하던 분야가 하필 그 쪽 계열이었다보니 오랜동안 전공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험난한 세월을 지나보낸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지금 뜬금없는 붐이 개인적으로야 그리 나쁠 것도 별로 없지만, 황당한 형용사로 둔갑해가고 또 그 덕분에 헛된 꿈을 꾸는 이들과 결국에는 짜증만 남을 낭비를 계획해가고 있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그다지 즐겁기만한 일은 아니다.


스스로 몇 가지 어쩌면 남들에게도 필요해 보이는 일련의 질문들에 답해보는 식으로 내 머리 속부터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주관적인 주장이나 희망사항만 나열해보기 보다는 가능하면 객관적인 시류의 바탕위에서의 정리가 이루어져야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 지금 현재와 가까운 미래 정도의 시점에서의 전망 위에서 전개하는 논리라고 해봐야 미래를 정확히 대변할 것으로 확신하기에 충분하지는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1] 인공지능에 투자해야하는가?


우선 언제, 얼마나라는 두 가지 요소를 빼 놓고는 이 질문은 전혀 의미가 없다. 또 누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도 질문에 달려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 질문은 '지금 당장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규모로 투자해야 하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주체를 구분해야한다. 그 주체가 어느 기업인지 대한민국인지 전인류인지.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 부분을 전혀 생각 조차 하지 않고 이 질문을 던진다. 게다가 대부분은 크게든 작게든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을 자신있게 내린다.

전세계라는 주체는 내겐 흥미 없는 대목이지만 특정 기업의 입장이나 대한민국이라는 정부 입장은 관심이 간다. 여기서도 두 가지는 서로 다른 주체의 입장은 분명히 나눠서 볼 일이다. 

한편 모든 투자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중요도, 복잡성, 시급성 세 가지 정도는 명확히 해야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축으로 대한민국과 한 기업의 입장을 나누어서 살펴보자.



대한민국 정부/국가의 입장


중요도(과실의 크기) :  전세계적인 국가간 경쟁 측면에서 본다면, 딱히 내세울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 만일 투자가 성과만 거둘 수 있다면(전세계적인 주도권을 일부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 크기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투자의 성공가능성일 뿐이다. 분명 여건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인력, 기술, 문화, 데이터 등 수많은 제약사항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결실의 크기에 한 판 도박을 해볼만한 거리로는 보인다. 그렇다면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와 투자를 어떻게 선별할 것인가를 더 면밀히 따지고 고민해야할 것이다.


복잡성(소요 자원 규모 = 비용) : 지금 인공지능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장기간 지속적 체계적으로 인공지능 개발을 추진해왔다. 그 투입규모를 따라잡기 위해 동일한 수준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은 여력을 고려한다면 결코 쉽지 않을 일이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소요 자원인 인력과 자금 둘 다 소요가 많고 투입이 쉽지도 않고 부담도 된다. 어차피 최고 수준이 아니면 승산이 없는 게임에 무모한 정면 승부로는 답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창의성을 발휘하여 다른 나라들이 선택하지 않은 방식이나 집중하지 않고있는 분야들을 선별해 촛점을 둔 다면 다른 판단이 가능할 수도 있다.


시급성 (=당장해야만 하는가?): 더 늦어지면 기회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격차도 큰데다 앞선 국가들은 국가적 노력 이외에도 거대기업들 중심으로 자발적인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그대로라면 격차는 빠르게 더 커질 것이 예상된다. 투자를 하지 않겠다면 모르겠으나 하겠다고 든다면 늦출 일은 절대 아니다. 당장 실효성 있는 규모의 본격 투자가 이루어진다고해도 그 효과가 조금씩이라도 나오는 것은 적어도 오년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결코 시간이 많지 않다.



특정기업의 입장


중요도: 모든 기업이 큰 혜택을 볼 가능성은 없다. 인공지능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기술 분야이다. 한 기업이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기술을 스스로 개발해서 가시적인 투자성과를 낸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해도 확률이 극히 낮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개발한 도구나 기술을 업무에 적극 활용해서 성과를 낸다는 생각이라면 아주 작은 규모만 아니라면 어떤 종류의 기업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거기서 얻어지는 성과가 업계내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반면 인공지능과 그 응용에 특화되어 그 자체를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큰 도박을 걸어볼만 하다. 연구차원에서는 진전이 있다고 해도 여전히 기술의 완성도나 적용분야의 다양성 면에서 볼 때 이제 시작하는 수준이라 빈틈은 충분히 많다. 단, 대상 시장을 국내로 하는 경우라면 의미가 없어 보인다. 국내 시장의 총 규모가 보상을 충분히 제공할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이다.


복잡성: 기술개발이 아니라 적용과 활용만이라고 해도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상당한 투자가 요구된다. 인력도 자금도 필요하다. 가지고 있지 않다면 데이터도 구해야 한다. 주머니의 동전 몇 개로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적용하기위해 필요한 주변 기술, 데이터, 프로세스, 인력도 고려해야 한다. 모두가 돈을 필요로 하는 사항이다. 


시급성: 응용을 통해 효과를 보려는 기업이라면 동종 업계의 동향을 눈여겨 봐야한다. 글로벌 경쟁을 하는 기업인데다가 경쟁 기업들이 모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면 밀리지 않기 위해서도 상당한 투자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업계가 조용한 상황이라면 조금 눈치를 보면서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현실적일 수도 있다. 모든 혁신에 있어 타이밍은 너무 빨라도 시장이 반겨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해보면, 국가차원의 관점에서는 하려면 서둘러서 매우 전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더 공격적으로 하지만 차별성있는 내용으로 밀어부쳐야 한다. 개별기업 관점에서는 자신의 특성에 따라 다른 판단이 필수다. 남들이 인공지능 이야기를 한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맞아 떨어지지도 않는데 자신이 동참해야할 이유가 없다. 일반적인 세계적 흐름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결정하는데 있어 절대 기준이 되어서는 않된다.



[2] 특이점이 오고 인간이 대체될 것인가?


흔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두 가지는 특이점이 올 것인가와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가지는가이다. 특이점, 즉 인간 보다 더 높은 지능을 인공지능이 가지는 시점이라는 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이미 왔을 수도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어 보인다. 이미 개와 고양이 사진을 구별하는 정도는 사람 보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잘 하는 시절이다. 현실의 다양한 상황과 변수가 존재하는 것에 비해서는 단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바둑 정도는 컴퓨터가 더 나은 것을 확인했다. 이 상황에서 인간은 더 많은 종류의 문제를 풀 수 있기에 아직 컴퓨터는 지능이 낮다고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시각 차이일 뿐이다. 

두 번째 논쟁 거리인 인간을 닮아가는 것이 인공지능인가의 문제에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쪽의 입장을 취한다면 부분적으로는 인간의 능력을 압도적으로 넘어선 지금은 이미 특이점 이후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필요한 이유 즉 그 목적이다. 컴퓨터가 대신 생각하게하고자 하는 이유는 인간이 지적 노동에 지치는 것을 줄이거나 피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결과적으로 인간을 보완 내지는 지원해주면서 (지적 노동 부분의) 일을 줄여준다면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다. 




image : https://www.kaspersky.com/blog/machine-learning-explained/13487/ 



두 가지 논쟁거리에 직접 연결되는 또 다른 항목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는 질문거리 조차도 되지 않는듯 싶다. 인간을 대체하지 않으려면 왜 인공지능을 만들려고 하겠는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 아니면 인공지능 자체에 적합한 방식이 되어야 하는가도 큰 고민거리가 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인간을 모방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싶으나 어떤 과정을 거쳐야 인간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지를 잘 모르다보니 인간을 모방하는 것을 우선적인 참고로  삼았을 뿐이다. 만일 인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이 해결해야하는 지적 활동을 더 잘 처리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낸다면 그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다만, 인간을 대체할 기술을 인간이 개발하려는 것이 올바른 길인가와 같은 고차원적인 문제는 별도로 고민할 거리로 보인다.



[3] 인공지능을 홍보용 문구로만 쓰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미 오래전에 국내 모사에서 인공지능 세탁기도 있었고 전자레인지도 있었다. 작동방식과 기능은 매우 단순한 것이었으나 그래도 이 경우는 나름 퍼지로직과 같은 극히 제한적이라도 이론적으로 연구된 방식을 채용한 노력이 포함된 것들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마케팅 전쟁터에서 사용되고 있는 최근의 모습을 보면 인공지능 교과서에 나오는 그 어떤 것도 담지 않았다고 보이는 물건에까지 인공지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포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차분히 생각해보면 어차피 인공지능은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학문적으로 용어가 정리되고 실험된 내용이어야만 개념에 맞다고 목청을 돋워야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사실 그 경계를 구분하기도 어렵다. 예를들어 어떤 소프트웨어에 인공신경망 모듈이 들어있으면 인공지능이고 회귀분석 모델이 들어있으면 인공지능이 아닐까? 작동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결과는 유사하다면 말이다. 만일 인공지능 연구의 한 분류의 기계학습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랜덤 포리스트를 활용해서 전기밥솥이 밥 다된 것을 알려줄 시간을 정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가 밥솥에 들어갔다면 이는 인공지능 밥솥인가 아닌가?

가볍게 생각했을 때는 가짜 인공지능(Fake AI)라는 것을 구분할 수 있을듯 했다. 그러나 조금 더 따져보니 그런 구분 자체가 가능하지도 의미있지도 않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강하고 약하고 기능이 많고 적고 정도만 구별가능한 것은 아닐까? 인간이 머리쓸 일을 조금이라도 줄여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내용이 무엇이 되었든 본인이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고 싶다면 말릴 명분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단, AI로 둔갑했다고 할 정도로 전혀 아무런 변경도 없이 동일한 물건에다가 인공지능이라고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유치한 상술 정도로 보이기는 한다. 예를들어 단순 보고서를 제공하는 BI 제품에 변경된 기능 하나 없이 갑자기 AI라고 포장하는 경우와 같은 일들이 있다면 그런 경우에는 뭐라 하는 이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예측분석(PA)이나 통계를 AI로 포장하는 정도는 흔한 모습이지만 결국 이런 수식어에 넘어가는 우매한 이를 탓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4]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가?

기술수준제고와 산업활성화를 표방하는 정부의 입장이라면 그림처럼 Strong(연구, 학계)과 Weak(적용, 기업, 실무), 그리고 글로벌과 국내 (시장범위)의 2X2 격자로 나눠서 생각해보는 것이 유용할듯 싶다. 초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고자 한다면 초보수준의 기술을 적극 활용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 (WD분면) 을 지원하는 것이 가치로 보면 일순위가 될 것이다.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을 통해 업그레이드 되거나 생산/유통 과정이 업그레이드 된다면 국제적인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며 이는 국내의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세계무대를 대상으로하는 국내기업들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보면 해볼만한 이야기가 된다. 물론 그 정도의 규모와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라면 스스로 인공지능 활용을 모색해 나가준다면 구태어 이런 지원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 무대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준의 학술적인 연구(SD)에 투자하는 것은 가시적 성과라는 측면에서는 그리 쓸모있는 선택은 아니라 보인다. 오히려 같은 분면으로 분류된다고 해도 국내용 논문 생산을 위한 목적이 아닌 결국은 실무가 필요로하는 인력을 공급하게끔 박사급 고급인력을 양적으로 늘리기 위해서 투자한다면 그 부분은 가치가 있을 수는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해내기에는 여건과 역량에서 열세로 보이는 만큼 이는 고려 대상이라 하기가 어렵다. 

또 내수용 기업들의 실무 활용 능력 배양을 지원하는 것은 큰 그림 상에서는 실익이 커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업그레이드가 된다고 해도 어차피 큰 파이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날의 시장은 내수에 의존해서는 큰 규모의 성장과 성과를 얻기 어렵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라도 상관없지만 아주 큰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곳이 집중 육성대상이 되어야함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그림: 집중대상 선정을 위한 매트릭스]



또 다른 관점에서 집중할 대상을 찾기 위해 인공지능의 종류를 구분해보면 대략 문제해결용인터페이스용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상업적 성과를 많이 보이고 있는 분야는 주로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것들이다. 사물을 인지하고, 식별하고, 자연어를 알아듣고 대답하고 하는 식의 기능들이 비서나 영업사원, 상담사 역할을 수행한다. 대량의 이미지나 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문제해결형의 용도에서는 매우 정확한 예측이나 상황과 맥락 까지 고려한 추천 등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데이터 자체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지 자체도 각양각색이라 인터페이스형의 용도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양 측면에서 양 보다는 질이 중요한 유형이다.

인터페이스형의 응용분야는 대량의 데이터를 매우 빠르게 처리해야하는 부담이 있기에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한 앞선 기업들을 넘어서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처럼 대규모 자본이 없으면 시도 자체가 별의미 없기도 하고 데이터를 가진 곳들이 남들 기술개발하라고 데이터를 빌려줄 이유도 없다. 그렇다고 본다면 상대적으로 후발주자가 집중하기 위해 선택할 매력이 떨어지는 영역으로 보인다. 한국어로 말하고 알아듣는 스피커 개발 같은 영역이 여기에 해당된다.



[5]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조건은?


인공지능이라고 해봐야 분석을 하는 기능(다른 이름으로 판단) 밖에는 없는 것이다. 이 기능이 실제로 잘 작동되려면 앞과 뒤가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 데이터와 분석 그리고 활용이라는 상식적 사이클이 구성되어 있어야 정상 작동이 가능하다. 지난 몇년간 이야기해온 빅데이터는 데이터 제공이라는 부분에 대응된다. 한글로 된 뉴스가 많지 않으면 그 분야는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결론 제시를 위해 사용할 데이터가 없어 성과를 내지 못할 분야가 될 것이다. 또 활용을 담당할 부분은 인공지능이 내놓은 결과물을 제공하고 사람의 피드백을 수집할 수 있는 채널 즉 플랫폼이다. 최근 활발한 모바일앱이나 많이 사용되고 있는 포털과 같은 창구들이 이에 해당된다. 영세한 수준의 플랫폼이나 특정 기업들이 독점한 것들 만으로는 좋은 분석 결과가 있다해도 활용할 수 있는 창구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림: 인공지능 작동을 위한 파이프라인]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많고 전문 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흔하지만 구체성있는 이야기를 접하기는 어렵다. 기술과 인력 수준을 높이려면 먼저 양인가 질인가부터 명확하게 정해놓고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무엇을 해야하는데 얼마나 부족한지를 따져보고 부족하게된 원인을 파악해서 제한된 수준의 자원으로 가능한 현실적 해결방안을 이야기해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 언제할 것인지를 정하지 못했다면 부족한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논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국내용으로 오천명의 인공지능 연국개발 인력을 삼년내에 양성한다면 과연 국내 시장이 이 인력들을 소화할 수 있는가부터 따져봐야 한다. 왜 부족한지도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지 연구소가 없어서인지 가르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국내시장에서는 흥행이 되지 않아서인지. 해결방안은 이런 질문들 안에 이미 들어 있다고 보인다.

인공지능과 같은 분야의 기술이나 인력은 양이 아니라 품질이 핵심이다. 만명의 평범한 인력보다 다섯명의 브레인이 전체를 가져갈 수 있는 종목이다. 기술 향상이나 인력 양성이 진정 합리적인 길인지 부터 근본적으로 다시 짚어볼 필요도 있다.






뒤쳐진 기반기술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연구가 없이 어떻게 응용기술이 나오겠는가에 대한 학계의 탄식을 듣게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원론적으로야 맞는 말이기도 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더 상위의 그림을 봐야할 필요가 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은 여러 가지 대안이 존재할 수 있다. 다듬어진 기반기술은 수입하고 그 위에 응용기술을 얹어 되팔 길이 있다면 그 선택이 더 매력적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성공가능성이 높은 효율적이고 빠르게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을 비난만 하기도 어렵다고 보인다. 오히려 학계는 자기 반성을 통해 더 강하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연구를 해 나갈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필요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