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가 제공하는 "가치"란 무엇인가?
빅 데이터가 그 이름에 걸맞게 "Big Value"를 제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그 본질은 무엇일까에 대해 그다지 구체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듯 하다.
그러다 보니 빅 데이터가 과연 과거와 무엇이 크게 다른지 가장 기초적인 부분 부터 이해가지 않는 결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빅 데이터가 제공하는 가치는 과연 어디서 오는가? 이에 대해 생각해보면 의외로 간단하게 <Transformation> (혁신 or 변혁) 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다시 여기서의 Transformation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Transformation의 의미는 Output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과정의 변화 역시 이 변혁에서 벗어난다 할 수 없겠지만 궁극적 결과가 변화되지 않는 과정의 변화만으로는 만족스럽기 어렵다.
- 약간의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도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크기가 작은 변화를 변혁이라고 부르기는 아마도 멋적을 것이다. 제목 때문일까? Big 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다 보니 그만큼 큰 변화에 대한 기대도 클 수 밖에 없다.
- 그리고, 다른 Output을 만들어내기 위해 Process가 달라진다는 것도 조건의 하나로는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결과가 바뀌지만 그 과정의 변화가 전혀 없는 것이라면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 이야기할 이유가 사라지니까.
- 단, 한번에 그리고 매우 짧은 기간내에 일어나야만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과거 급진적으로 (마치 Davenport 교수의 Process Innovation 을 이야기하던 시절처럼 <Radical> 이란 단어가 필수는 아니라고 보인다.
빅 데이터의 가치는 transformation에서 온다
예를들어 마케팅 성공률이 1% 증가한다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의 방식이나 패러다임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이 빅 데이터와 관련되어 이야기할만한 변혁의 의미가 될 것이다.
기술의 변화로 인해서 이전에 불가능했던 분석이 가능해지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주제나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마케팅이든, 고객관리든, 물류든, 상품개발이든, 고객서비스든)
불가능했던 실행이 가능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로 남과는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를 할 수 있다는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달라진 실행을 누리는 최종 고객이 가치를 얻어야 한다.
그 가치는 편리함일 수도 안전함일수도, 경제적인 이득을 얻는 것일 수도,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일 수도. 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가치란 다양한 곳에서 다야한 형식으로 발생되는 것이므로.
예를들어 어딘가로 이동해야한다고 했을 때 더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든지, 교통비가 줄어든다든지, 타기 싫은 지하철은 타지 않아도 된다든지하는 다양한 내용일 수 있다.
생산되는 정보나 그 정보가 전달되어 활용되는 모습이 반드시 이전에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어야할 필요는 없다. 비록 누구나 생각은할 수 있었던 것이라 해도 비용이나 복잡성으로 인해 시도나 본격화 하지 못했던 것들을 시도하고 그 것을 일상적인 운영에 적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가치를 창출하는 빅 데이터 활용의 공통점을 두가지 찾아보면
그 가치가 <정교한, 실시간, 맞춤형, 예측기반, 다각적인, 간결하게 요약된 정보 제공> (물론, 이 모든 특성을 다 만족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그 일부만을 만족하는 경우에도 충분한 변혁 transformation이 가능하기도 함) 에서 비롯되며
정보의 전달이 가능하도록하는 <디지털 채널을 통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전에 불가능했다고 하는 것을 들여다보면 정교하거나 정확하지 못했거나, 필요한 시점에 정보가 제공되지 못했거나, 획일적이었거나, 이미 지나버린 따라서 앞일에 대해 참고가 되지 못할 정보만 존재한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어서 그 과정이나 결과가 큰 가치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보인다.
빅 데이터에서는 가공에 사용할 데이터의 획득과 제공이 이루어지려면 주체가 되는 기업과 데이터의 생성 주체인 고객 등 외부 실체간의 디지털 채널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분석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이 디지털 채널에서 전달되는 최종고객의 평가와 피드백으로 구성되며 (만일 그 데이터가 금전적인 거래내역에 한정된다면 그 자체도 일종의 평가이며 피드백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한한 다양한 형태의 피드백이 유입될 수록 보다 높은 품질의 데이터가 확보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치의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구별해서 부를 수 있으며 그런 구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가치의 생산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야하며 소비자는 제공된 가치에 대해 주관적인 평가를 제공해야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생산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앞서 언급한 채널이 필요하며 그 원활한 처리를 위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디지털 채널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가는 단방향 채널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소비자의 피드백이 없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자 하지 않았으며,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불가능했기에 생산자는 커뮤니케이션을 획일적, 강압적이고 맹목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으며, 소비자의 피드백은 오직 선택 또는 무시라는 두 가지 밖에 없었다.
예를들어,
빅 데이터에 의해 권역별 일별 일기예보에서 도시별 시간대별 예보로 변화한다고 했을때 생산되는 가치는 교통, 행사, 재난 대응 등 정보의 소비자가 적용하고자 하는 분야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 어찌보면 사소해 보이기도 하는 변화는 실제로는 하루 10 포인트에 대한 예보에서 30 X 24 = 720 포인트에 대한 예보로 100배에 가깝게 세분화되는 것이다. 유사한듯도 보이지만 엄청나게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로부터 활용에 따라 창출될 수 있는 가치는 무궁무진할 수 있다.
푸쉬에서 풀 마케팅으로 From Push to Pull
제조업의 상품개발은 획기적인 것을 원하지만 통상은 무엇이 획기적일지 자체를 알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원하고 게다가 세상에는 아직 없는 것을 원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단서가 없다. 빅 데이터 생태계(Ecosystem) 에서는 고객이 디자인하고, 고객이 기존 상품과 새로운 상품개발 방향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단, 앞서 언급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고객이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채널이 없다면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가치의 소비자와 정보의 소비자는 구분된다. 가치의 소비자는 최종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되겠지만 정보의 소비자는 상품개발 담당자가 된다.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소비의 결과가 다시 새로운 상품으로 나타나며, 상품의 소비자 즉 가치의 소비자로 부터 데이터가 생성되고 정보의 생산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의 가치는 제품이 좋다는 것을 더이상 제조업자가 고객에게 강압적으로 주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서 나온다. 이미 고객이 좋아할만한 것이 상품에 들어가 있게되고 만일 그 사실을 고객이 알지 못한다고해도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푸쉬에서 풀로 바뀐다. 고객이 스스로 만족하고 선택하도록하는 방식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변혁을 수행하는 기업과 그 변혁을 받아들이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소비자 모두가 윈윈을 하게 되는 결과로 연결된다.
업종이나 업태를 불문하고 마케팅에서는 동일한 업종내에서 모두가 비슷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오직 가격을 더 저렴하게 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가격을 낮추는 것은 제살을 파는 행위일뿐 그리 큰 장기적 효과를 얻지 못하게 한다. 막연한 브랜드 이미지 광고도 일시적인 효과를 주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경쟁력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알게, 이해하게하는 것이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의 핵심이다.
신용카드사라면 상품의 본질은 고객의 소비에 있다. 고객이 소비하게하려면 소비할만한 상품과 소비를 할만한 거래 상대방 즉 가맹점에 대해 알아야한다. 이전에는 신용카드사가 상품에 대해서도 가맹점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고객은 어디서 왜 소비를 해야하는지를 모르니 소비를 늘이지 않았다. 상품과 가맹점에 대해 고객들에게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신용카드사가 고객입장에서 가치있는 신용카드사가 될 것이며 신용카드의 마케팅은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앞서 이야기한 두가지 조건의 성립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의 마케팅은 양방향 채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제한적인 소규모 설문조사나 소비자들의 거래내역만으로는 고객들의 본심을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좋아해서 산 것인지, 좋아한다고는 하는데 왜 사지는 않는지와 같은 부분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다양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의료보험데이터를 공개해서 건강정보 제공에 활용하겠다고 한다. 숨겨두기만 했던 데이터가 공개 가능한 형태로 변화되고 공개가 이루어진다는 것 자체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두가지 조건이라는 측면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누가 정보의 생산자인가? 데이터의 공개가 정보의 소비자에게 원하는 형태의 상품이 될 수 있겠는가? 충분한 가공을 하지 않은 원재료를 공개한들 어떤 정보 소비자가 충분히 가치를 누릴 수 있겠는가? 또, 피드백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 의료보험 진료기록은 고객들의 자연적인 행위일 뿐 그에 대한 피드백이 첨부되지 않는다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가치밖에는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제3의 생산자라도 생겨나야 하는 것인가?
패션회사도 본격적으로 고객요구 파악 위한 양방향 디지털 채널 필요
"패션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창출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로 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많이 있다. 일면 옳은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오랜 동안 해왔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과거의 상황에서의 제약이었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양방향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있다면, 서로 다른 취향과 잠재적인 요구를 가진 소비자들에 대한 풍부하고 다양한 데이터가 확보될 수 있고 그것을 가공할 능력까지를 가지고 있다면 패션회사는 고객요구를 힌트로해서 새로운 소비와 새로운 유행을 창출할 수 있다. 다양한 신제품과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채널을 통해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물론 100% 고객요구에만 따른다는 것은 패션이라는 특성에는 맞지 않을 수 있겠지만, 많은 부분을 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할 수 있다면 기존의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고객요구 파악을 주목적으로 한 전문적인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가진 패션회사를 찾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단순 홍보, 푸쉬 형태의 홍보를 위한 채널이나 직접적인 판매를 위한 웹사이트 정도로 구색을 갖추는 것으로는 본격적인 고객요구 수집은 이루어질 수 없다.
Amazon.com을 보고 Transformation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아마존을 살펴보면서 왜 빅 데이터에 Transformation이라는 단어가 붙어야 하며 왜 가치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매우 중요한 여러 교훈들을 준다고 본다. 아마존은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웹사이트에서 책에 대해 제공하는 정보의 대부분은 책과 독자, 책과 책간의 관계에 대한 가공된 정보로 가득차있다. 책상에 앉아서 담당자가 생각한 대로 적어 놓은 내용 즉, 유명한 책이다 또는 유명한 저자가 쓴 책이다가 중요한 것이아니라, 정가가 얼마인데 얼마 할인해 준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읽고 누가 어떻게 생각하는 책이다가 핵심이다. 상품 즉, 책 그 자체와 그 책의 소비자의 성격에 대해 알려준다.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상품에 대한 독자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그것이 고객들에게 선택권과 편리함, 정보성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끊임없이 묻고 피드백 받는다. 그 결과는 사장되거나 의사결정자의 내부적인 판단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고객에 대한 정보제공 과정에 반영된다. 국내의 다른 온라인 서점들을 보면 그렇게 열심히 묻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일방적이고 푸쉬 형태의 정보제공만 이루어지고, 그러다 보니 책을 팔아야하지만 책에 대해 제공할 정보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아마존은 온라인 기업이다.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것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온라인기업들과 다르다. 다른 온라인 기업들은 아마존 만큼의 양방향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온라인이 아닌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그만큼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은 인정해야한다. 하지만, 소통을 위한 채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 그에 맞춰 기존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자동차를 팔아야 하는 기업이라면 자동차를 구매하는 모든 소비자가 수시로 들여다볼만한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야 한다.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서 실물 제품을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만큼은 온라인으로 디지털 채널로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빅 데이터'로 부터 얻을 수 있는 가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작성중 -
2013. 03. 전용준 . 리비젼컨설팅 대표 | xyxonxyxo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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