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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독후감][빅데이터]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일까?

YONG_X 2014. 2. 8. 16:55

[독후감]   <여기에 당신욕망이 보인다>

 

전용준 xyxonxyxon@empas.com

경영학박사/ 리비젼컨설팅 대표/ 컬럼니스트/ 컨설턴트/ 데이터 분석가

profile : http://blog.daum.net/revisioncrm/182 

 

이 글은 서평이 아니라 독후감임을 전제로 써내려간다. 독자로서, 그리고 저자의 혜안과 경험을 소비하고자하는 한 사람의 순수한 소비자 입장에서 즐기는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도 출판사도, 이 책의 열혈 독자들도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어쩌면 개인적인 친분이 전혀 없었음이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시점 (2014.02) 이 이런 독후감을 쓰기에 아주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너무 유명세를 탔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덕분에 거부감에서 출발해서 이 책을 인지하게 되었고, 저자에 대한 거부감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뉴스에서 이 책이 출간됨을 알았고, 가끔 참여하게 되는 세미나에서 저자의 강연의 일부를 흘려들을 기회도 좀 있었다. 그럼에도, 그저 시큰둥하게... 또 다른 거품의 전도사를 대하는 관중의 심정으로 대했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읽을 사람은 다 읽은듯한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을 뜬금없이?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별것도 아닌 그 이유는 내가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사무실에 꽂혀 있은지 한참이 되었건만 온라인에서 본대로 표지만 지나면서 봤지 한번 펼쳐 보지도 않았으니까. 그런데, 어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얼마간의 관련성이 있는 프로젝트가 막 마쳐진 상태였고, 우연히도 이 책에 대한 다소는 비판적인 평가들도 남들로 부터 조금 들었기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책에는 대부분 (100%의 독자가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일부는 인정하는...) 무언가 숨겨진 매력이 있어서, 적어도 어느 정도인가는 비판을 이끌어낼만큼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니까.

 

예정대로 출발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할 거리를 찾는 것이었고, 자존심상 적어도 "공정한" 비판을 하기 위해 "객관적" 시각으로 읽어가려는 모드로 책장을 넘겨갔다. 한 챕터, 두 챕터... 조금은 뻔하다 싶은 이야기 (물론 독자의 사전적인 경험 수준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은 뻔한 것이지만). 쉽게 지루해지기는 했다. 겨우 한권이지만 출간을 해봤고, 또 다른 책을 초고완성 상태에서 책장어디에 꽂아둔 입장에서, 정보성(informativeness)과 흥미(attractiveness)를 고루 갖출 수 있도록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피를 토하게 만드는 작업인가를 알만큼 아는 입장에서, ... 저자의 노력에 대한 존경심은 조금씩 조금씩 커져갔다

 

나는 왜 이 책을 읽고 있었는가?

 

책을 읽으면서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왜 하필 이 책을 읽고 있는가? 남들 다 읽었는데 안읽으면 창피라도 당할까봐서? 아니면, 사실은 뭔가 좀 있을텐데... 모르면 안되는 거니까?

사실 서점에 책은 넘쳐난다. 아무리 서적 시장이 침체되었다고는 해도 교보문고에는 사람이 가득하고, 그래서 그 거리 조차 생기가 넘친다. 예스24는 무수한 베스트셀러로 내 휴대폰을 달군다. 그러나, 그 중에 하필 이 책을 내가 읽는 이유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었다. 나도 데이터로 부터 당신의 욕망을 보고 싶으니까. 하지만, 이십년에 이르는 세월을 그 일에 매달려도 내겐 만족스러울만큼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으니까. 보인다고 보인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자고. 그는 진짜 보고 있는 것인지...

 

 

첫장부터 두어 챕터를 넘기고 나서는 부록으로 넘겼다. 왜?

 

이 책의 편성은 너무나 불친절했다. 설명을 위해 도표가 필수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모든 도표를 맨 뒤의 부록에 몰아두었다. 학술 논문도,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도, 일본에서 나오는 수많은 경영서적들도 그런 불친절함까지는 범하지 않는다. 몇 챕터를 페이지 페이지 단위로 쉼없이 읽어 나가다가는 결국 한번에 부록으로  넘겼다. 세메니에서 보던 그래프들... 설명은 저 앞 어딘가에 있어서, "독자들의" "독자적인" "상상력"을 유도하는 책. 과연 불가피한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혁신적 구성이었을까?

 

그렇게 몇장의 도표를 들여다 보며 본문과는 별개인 생각들을 창의적으로 해보다가, 이대로는 도저히 따라가기가 불편해서 책 본문에 대한 내 자신의 질문들을 백지에 연필로 적기 시작했다. 두어 챕터 읽는 동안 서너가지 질문들... 이 요점 정리라도 있어야 연결을 내 스스로 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Fact 뿐인 보고서로는 불충분하다. Story가 있어야 한다."

- 즉, "무엇이 문제이니 어떻게 해결하면 어떻게 될거다" 라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은 CEO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이 것이었다.

 

       ---> IT에서 출발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저자가 이런 깨달음을 얻은 것은 큰 축복이었을 것이다.

              100% 공감한다. 문제는 그 STORY라는 선물이 그렇게 쉽게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Q1]  소셜미디어를 본다고 과연 진짜 답이 나올 것인가?

 

[Q2]  소셜미디어가 조작되지 않은 솔직한 마음을 보여줄까?

          -  마음과 상태의 전부를 보여줄까? 왜곡되고 편집된 sample만이 아니라?

 

[Q3]  만일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이 원하는 것(wants)을 (거의 근사하게)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를 사용해야하는 주체 즉, 기업(더 넓게는 조직)들이 필요한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필요한 것(needs)이 아닌가?

         -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것은 "가설"만이 아닐까? 그리고 그 가설은 다른 이름으로 story로 불리는 것이 아닐까?

 

[Q4]  주관의 객관화가 가능한가? 저자가 주장하는 객관화는 "주관적 객관화"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 예를들어 동일한 소셜미디어 데이터 셋을 주고 열개의 서로다른 팀에게 분석시키면 과연 모두 같은 분석이 나올까? 만일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것의 유일한 이유가 그 열팀의 능력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일까?

 

[Q5] "오늘날 데이터는 무수히 많다. 빅데이터의 창고에는 모든 문제해결의 단서가 다 들어 있다"라고 하고 있으나, 과연 그럴까?

         - 데이터는 Big 한 것은 많다. 아마도 분명 지금 보다 더 Big 해져갈 것도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capture할 수 있는 데이터 보다 더 Big 하지 않은가? 어쩌면 무제한으로 Big 한 것이 아닌가? Big은 아무리 Big해도 무제한으로 Big해질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 "우리가 지금 눈앞에 보는 단 한 장면(glance)을 완벽하게 기록하기 위한 사진은 무제한의

                해상도를 필요로한다."

        ---> "방대한 량의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것은 문제를 더 쉽게 풀수 있다는 의미 이상으로

               그의 기하급수에 해당하는 potiential variable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현재의 컴퓨팅 파워와 기술이 그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는가?" 

 

[Q6]  "일상이 모여 미래가 된다" (??)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얼마나 먼 미래까지의 연결관계를 데이터로 capture하고, 그것으로 strory로 만들 수 있는가? 그 연결관계에 대해서 조차 일상에서 미래까지의 대상별 변화의 속도의 다양성 (diversity of velocity of change )이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Suddenly,  스마트폰을 켰다. 다음을 열고, [ 송길영 다음 ] 이란 키워드로 검색했다

 

왜? 글쎄... 그러나 문득 내가 원했던 것은 이 책을 사람들이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였다. 그래서 yes24를 열었다. 후기들이 있을테니. 먼저 찾고자 했던 것은 가장 별점이 낮은 (구성 보다도 내용에 대한) 후기를 보고 싶었다. 왜 싫어했을까? 아니 낮게 평가했을까? 어떤 근거와 논리로... 느낌으로?

교보의 온라인도 뒤졌다. 후기가 몇개 없었다. 불만감이 증폭되었다. 그래서 구글을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역시 원하는 내용이 앞쪽에 검색되질 않았다. 화가 머리 끝까지...

(강연이나 책에 대한 찬양과 감동을 담은 자발적인 글들과 미디어의 뉴스기사들이 차고 넘쳤다. 그 자체만으로도 저자도 이 책도 성공적이며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도 다음 검색에서 마침내 원하는 것을 찾았다. 아니 원하던 것에 가장 가까운 글을 한편 찾았다.

그것이 바로 아래의 내용이다.

 

 

2013.11.20

 

지름신이 내리는 때는 하루 가운데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오후 9시, 새벽 1시가 유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틈틈이 쇼핑을 하고, 오후 9시와 새벽 1시에는 자신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20일 에스케이(SK)가 서울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연 ‘브랜드 오픈 컨퍼런스’에서 ‘빅데이터, 욕망을 읽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송 부사장은 지난해 생성된 트위터 15억739만건을 살펴보니, 시간대에 따라 사람들이 특정한 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28&sid1=101&aid=0002210379&mid=shm&mode=LSD&nh=20131120134153)

 

또 재미있는 대목은 위 글에 대한 댓글들이었다.

이런 댓글들이 달린 이유는 명백하다. "삽질"이라는 불편한 단어를 제목에 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삽질...      지난 이십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데이터 분석을 함께하는 동료들끼리 그리고, 분석을 의뢰한 현업실무자들끼리 편하게 사용해오던 일종의 은어... 전혀 낮설지 않은 단어였다. 

그러나, 다수의 대중들은 왜 삽질이라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그래서 용납하지도 않았다.

 

  1. **가다 2013/11/21 11:23  

    이론 과 증명 의 차이

  2. **가다2 2013/11/21 20:27  

    당연한 것 같은 것이 빅데이타로 의외의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으므로..

  3. **립퍼 2013/11/22 15:12  

    그럼 사람이 가장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잔인해질수 있는 시간이 저녁 8시가 맞을 수도 있겠군요-_-;

  4. **철 2013/11/22 15:26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다면
    '그건 네 생각이고~'라는 식의 공격을 이겨내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미국풍 양적연구방법론이 지배하는 세상
    ...

 

댓글에 대한 댓글을 달고 싶은 유혹을 마구 생산시켜주는 "훌륭하고 고마운" 댓글들...

 

 

한편으로는 독자로서 한편으로는 댓글쟁이로서...

나는 또 나름의 댓글을 머릿속에 정리하는 중이었다.

  • 대한민국이 과연 미국풍 양적 연구가 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나라일까? 그것도  어느 정도는 성숙된 수준으로?
  • 책에 기술된 사례들을 "증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증명이라기에는 너무 단편적인 단서 (clue) 정도만 나열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 당연한 것들과 다른 "의외의 이야기(데이터 마이닝에서 십여년전부터 이야기 해왔던 소위 hidden knugget)"를 생산하는 것이 책에서 언급된 것 처럼 짧으면 몇일에 길어도 몇달에는 많이 나올수 있을까? 또 의외였다고 해서 타당하거나 업무를 개선하거나 혁신하는데 실제로 도움이 될 정도의 품질이 된다는 보장이 있을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유명한 장바구니 분석에 대한 에피소드를 떠올릴만하다. 오스코드럭에서의 "적용조차 되지 않았던" 사례가 월마트의 성공 사례로 둔갑되었던.
  • 가장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잔인해질수 있는 시간이
  •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잔인해질수 있는 시간이 저녁 8시일 수 있다는 분석(해석?) ... 참신하다. 저자보다 더 뛰어난 스토리 텔러가 아닌가?   

 

 

한편 위에서 언급했던 YES24에서 그래도 가장 비판적이었던 후기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었다.

 

    여기에 당신이 보인다

내용 편집/디자인 | **angsta | 2013-05-08 | 추천0 | 댓글0

 

(지금 보니 내 지인!! 이런 세상에 내 지인만이 이 책에 대해서 나름 비판적인 후기를 올렸다고? 물론 그래도 소심한 양반이다보니 내용에 대해 별넷을 주었다. 점잖은 양반. 그래서 이 양반이 좋다.)

매우 진지한 질문이다. 비판이라기 보다는 질문이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었다. 독자가 원했던 것은 작은기업에게도 비용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고급수단이었던 것이니까.

일리 있다. 비싸면 힘들어진다. 아직까지도 중소기업들은 이미 실패했다고  치부되는 CRM 조차 기본적인 체제를 갖춰본 경험 조차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공유되는 서비스 단위로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니까. 다만,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현실성이 충분한 수준이 될지는 내 생각 정도로는 예상이 어렵지만.

 

 

결론적으로 훌륭한 책이다. 대중을 위한, (그들이 원하는 류의) 희망을 전하는

 

저자는 훌륭한 스토리텔러라는 점에 120% 동의한다. 많은 부분이 사실이거나 사실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한다. 문제는 이 책이 마지막편이 되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서점에는 이 책의 빈틈들을 채워줄 마땅한 저작물들이 없는듯 싶다. 물론 이는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도 아닐 수 있다.

대중에게 필요한 책은 대중이 읽어야 한다. 그러나, 대중만을 위한 책만 존재하지는 않았으면 싶다.

책 뿐 아닌 어떤 부분에 대해서도 희망과 방향과 동시에 대안과 방법론과 기술이 뒤따라야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대재앙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껏 희망만이 존재했던 그 어떤 개념들에 대해 Buzz 라고도 불렀고

거품이라고도 불렀다. 이 책이 결국에는 실질적인 가치로 연결되는 행운을 불러오는 창조물이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서 독자로서 일단 내 평점은:

 

구성(편집/디자인): *****  내용 : *****

 

한줄평은....

          "소셜미디어와 빅 데이터를 구별할 정도는 되지 않는 일반인이

   '빅 데이터'라는 단어를 통해 남들이 어떤 꿈을 꾸는지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

 

 

 

참고로,

 

누군가의 후기에서 처럼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분석"과 그 이후 스토리를 그려내는 과정과 사례들의 집합임은 맞지만, BIG DATA라는 타이틀이 표지에 붙어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혼란이나 오해를 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책은 "빅 데이터" 자체에 대해 깊이 알고자 하는 사람의 필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또 한가지, 저자의 경험의 범위에 이유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책을 단순화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통계적 분석이 필요해 부분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빠져있다. 이 부분은 통계나 데이터 마이닝에 대한 흥미나 배경지식을 가진 이들의 불만을 일으킬 요인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 under writing --- as of 2014.02.18:30

 

** 개인적인 견해이며, 전체 또는 일부분이 컬럼이나 책의 형태로 재가공 될 예정이지만, 기본적으로 블로그 내용 자체는 공유를 전제로 작성중인 글입니다. 단, 원본에 대한 출처 정도는 밝혀주시는 것을 기대합니다.